우상의 황혼, 니체.

 니체의 우상의 황혼은 내가 세상을 바라 보던 방식을 요약해주는 듯한 책이다.

니체가 이 세상의 우상을 낱낱히 파헤쳐갈 때, 나는 마치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똑같은 깊은 친구 하나와 대화를 하듯, 일종의 기쁨과 쾌락을 느끼기도 하였다.

 

니체는 신을 죽였다. 아니, 니체가 죽이진 않았다. 우리가 죽였다. 니체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는 공공연한 비밀을 부끄럼 없이 소리친 자였다. 니체는 신만 죽였나? 아니다. 니체는 이 세계의 모든 우상을 죽였다.

 세상엔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우상이 있다. 우리는 그 우상을 존재하는 것보다 더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고 믿는다. 모두가 믿을 때 우상은 더이상 우상이라 불리지 않는다. 그것은 사실이고 진리가 된다. 니체는 그런 쇠망치로 그러한 우상의 공허함을 보여주고 그대로 쇠망치를 휘둘러 우상을 하나하나 깨뜨려 간다. 

 우상이 사라진 빈 자리에 니체는 새로운 가치를 세운다. 니체는 이를 가치의 재평가라 불렀다. 

인간을 병약하게 만드는 반자연적인 도덕을 치우고, 그리스도교를 치우고, 그 빈자리에 니체는 자연적인 도덕, 인간의 생명력과 강인함을 극대화하고 인류의 자연적인 힘을 긍정하는 도덕을 세운다.

 

솔직히 니체가 제시하는 가치와 사회 구조는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니체가 세상을 바라 보는 방식, 니체가 시대를 바라 보며 갖고 있던 문제의식은 마치 내 생각을 누군가 유려한 글로 옮겨 적은 듯 공감이 갔다.

 

글을 읽을 줄 알고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니체를 읽어봤으면 좋겠다.

망치를 든 철학자